장범준 2집 아니, 박수봉의 금세 사랑에 빠지는 음악에, 빠지다

나는 여전히 철없는 소년이라고 생각하는데 외모나 나이는 그렇지 않은가보다. 벌써 꽤 많은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그게 행복이라고 외치며 살고 있다.

장범준의 새앨범(한정판!)을 샀다. 업이 업인지라 책은 쉽게 사는 편인데 CD는 이걸 평생 들을수 있을지 없을지 나름 심사숙고 한뒤에 고르는 편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장범준의 팬이 아니다. 다만 박수봉의 충실한 독자다.

박수봉은 연애의 미묘한 감정을 가장 단순한 선만으로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다. 그의 만화를 볼 때면 정말로 십 몇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나 아빠나 엄마가 되기전의 그들과 내가 함께 있었던, 별 계산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서툴고, 차이고, 울며 불며 진상부리고, 짐짓 의젓한 척 별 거 아니라는 위로를 건네지만 사실을 누구도 다를 바 없고,밤새 마시고선 다음날 또 마시고, 좋든 싫든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던, 징글 징글하고 아름답던 그때로 말이다.

장범준을 들으며 박수봉의 '금세 사랑에 빠지는'을 듣는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독보적인 뮤지션과 만화가의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장범준의 목소리는 편안하고, 박수봉의 만화는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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