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음악에, 빠지다

굉장히 오랜만에 두 친구를 만났다. 언뜻 언뜻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시간 동안 그녀가 늘어놓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을 수 있었던 것은 거의 6년만 이다. 이 시간을 나는 오래도록 기다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그녀가 좀 변했다. 종내엔 너무 많이 변해버려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어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녀를 알게 된 후 처음으로 느껴본 감정이었다. 그 긴 세월을 함께 보내며 나는 한 순간도 그녀가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함께 보낸 시절에 대한 추억과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중간에 뛰쳐나와 버렸을 것이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리 만들었을까. 그녀는 '내 마음이 사랑과 멀어졌다. 앞으로도 (사랑이)있을 생각이 없다. 그냥 사는 것, 죽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내일을 생각한다' 라고... 했단다. 그것이 이유인지는 사실 잘 모른다. 어디서 전해들은 말이다. 다만 우리가 만나지 못했던 6년 보다 우리가 알고 지낸 십 몇 년 동안 그녀는 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을 하고 있었고, 그 사랑이 그녀를 빛나게 했었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금 모습이 그녀의 잘못은 물론 아니다. 허나 적어도 나에겐 지금의 그녀는 예전에 그녀가 아니었다.

한 친구는 15년 만에 만났다. 내가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만큼의 세월이다. 고백하자면 그 15년 동안 내내 그리워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떠올렸다. 사실 나는 지금도 그 친구만이 채워줄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지독한 사랑인지도 모른다. 조금은 설렜고, 또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그런데, 이럴수 있을까 싶을만큼 그에게 15년의 세월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미안하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대뜸 잘 있었지? 보고 싶었어. 라며 안부를 묻는다. 조금은 세련되어 졌고, 조금은 변했는지 몰라도 그 시절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나는 원망도 뭣도 다 삼킨채 그저 보고 싶었다고, 이리 만나서 되게 반갑다고 정말 하나도 안 변했다고, 만나서 좋다고 어찌할 바 모른채 내 감정을 늘어놓는다.

헤어지면서, 6년만에 만난 친구는 당분간 다시 볼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고, 15년 만에 만난 친구는 다시 만나는데 또 그만큼의 세월이 걸리려나 싶어 아찔했다.

이소라와 이규호.      


덧글

  • 산책 2014/04/28 23:13 # 삭제 답글

    이소라 앨범 별로였어요? 흠, 한번에 와닿진 않았지만 계속 들으니 좋던데...
  • 꿈의정원 2014/04/29 19:17 #

    전 늘 이소라를 세상에서 가장 슬픈소리를 내는 악기 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락을 부르는 이소라는 뭐랄까 어울리지 않는 옷 같기도 하고 가사도 제대로 안들리고 그래서 계속 들을 시도도 안했어요. 뭐 각자의 스타일이나는 게 있으니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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