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매 이런 저런

나는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 라는 노래를 안다. 우리 외할매의 18번이었다. 나의 첫 기억은 외할매다. 수사로서가 아니라 나는 정말로 외할매의 젖을 먹고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우리 외할매는 홀로 네명의 딸과 한명의 아들을 키워냈다. 외할매는 울고 싶어라를 잘 불렀다. 덕분에 나도 곧잘 따라불렀다. 그러면 외할매는 아이고~ 하고 좋아했다. 그 노래가 곧 그녀의 마음이고 위로였으리라고 이제서야 나는 겨우 생각한다.

세살부터 다섯살까지 외할매 밑에서 자랐다. 나에겐 외할매가 엄마였고, 은인이였다. 그렇게 외할매의 젊음을 먹으며 나는 컸고, 외할매는 늙었다. 스무살이 넘도록 외할매는 나보고 아직 애라며 어린이 날에 용돈을 주셨고, 철없는 나는 그걸 또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

서울에 오고 취직을 하고서도 나는 부모보다 외할매가 먼저 생각났다. 정말로 잘 해드리고 싶었다. 그럴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일흔이 넘도록 크게 편찮으신 곳이 없으셨다. 말도 또렷하셨고, 정정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외할매가 돌아가셨단 전화를 받았다. 그날의 풍경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만취가 필요한 날이었다. 다음날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타기 직전까지 나는 아이처럼 울었다. 주무시면서 갑자기 그리 되셨다더라. 호상이라지만, 누구 말마따나 세상에 호상이 어디있나.

정말 그렇더라. 사람은 기다려 주지 않더라. 이별은 언제나 빠르고 후회는 언제나 늦더라오늘 외할매를 내내 생각했다. 나의 외할매도, 당신의 외할매도 좋은 곳으로 가셨으리라 믿는다세상엔 종교를 떠나 그래야 마땅한 분들이 있다. 오늘은 살아있고, 그리하여 살아가야 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겠다.

리쌍이 리메이크한 울고 싶어라를 여러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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