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듣고 있는 음악들 음악에, 빠지다


1. 김목인 2집. 한 다발의 시선
주위를 둘러보면 드라마든 음악이든 트윗이든 온통 다 사랑타령이다. 사랑 사랑 사랑. 어휴 지겨워 씨발.
그래서 김목인의 2집은 아주 특별하다. 김목인의 이번 앨범은 김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내면, 사람, 세상, 일상, 풍경들에 대한 음악이다. 그 '한 다발의 시선'들은 따뜻하고, 유쾌하고, 재기 발랄하고, 명쾌하다. 

뻔한 이야기지만 훌륭한 요리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그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 일게다. 간이니, 양념이니 하는 건 그저 거들뿐이다. 그런 요리를 음악에 치환하면 적확하게 김목인과 비긴다.

그의 시선이 좋다. 그의 음악이 좋다.

2. 9와 숫자들
9와 숫자들을 들으면 포스트 언니네 이발관 같기도 하고, 한 시절의 산울림 같기도 하다가 듣다보면 결국 9와 숫자들은 그냥 9와 숫자들이구나 싶다. 전주도 없이 "울어버릴 거에요 난 이유는 묻지마요" 로 시작하는 음악 같은 걸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나는 모른다.

3. 이아립 이밤, 우리들의 여행이 시작되었네
군대에 있을 때 스웨터의 음악을 자주 들었다. 그때 이아립의 청아한 목소리가 마냥 좋았다. 긴 세월이 흘렀다. 이아립의 목소리는 여전히 청아하고, 그의 앨범은 맑고 깊고 게다가 담백하다. 즐거운 일이다. 한 시절 좋아했던 뮤지션의 여전히 빛나는 현재를 보는 건.

4. 아이유
본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회사의 아낌없는 투자의 흔적이 여실히 보인다. 지난 겨울, 나는 한 계절을 박주원을 들으며 보냈다. 박주원의 기타(집시 기타 라고 하더라)는화려하되 자유롭고, 그의 작곡은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됐다. 을의 연애도 그렇지만, 최백호와 함께 부른 '아이야 나랑 걷자'는 최백호가 첫 소절을 뱉는 순간 이미 마음이 무너진다. 015B 정석원이 작곡한 모던 타임스도 마음에 들고. 정석원, 아직 안 죽었다. 양희은과의 케미도 은근히 좋고, g고릴라의 트랙은 별로. 쟨 지노랜 잘 만들더니 아이유한텐 왜 저런걸 줬대니. 하여튼 무난한 트랙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버슼보단 확실히 나은 듯.

5. 존 메이어 6집.
존 메이어는 앨범을 내면 낼수록 실력이 더 좋아지는 듯. 이제 거장이라 불러도 괜찮지 않겠나. 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면 군대도 다시 가겠다. 

6. 오지은 '서울살이는' 과 장미여관 '서울살이'
오지은의 '서울살이는'이 서울 생활을 막 시작한 이의 불안함과 외로움의 정서라면, 장미여관의 '서울살이'는 서울살이 2~3년차의 나이지지 않는 처지에 대한 지루함과 막막함의 정서다. 두 노래 다 공감가는 걸 보면 모든 서울살이들의 삶은 다 비슷하구나 싶다.
이런 노래들은 다른 음악보다 훨씬 더 감정을 많이 쓰면서 듣게 된다. 아이고, 힘내라 세상의 모든 서울살이들.

정, 힘들면 오빠한테 연락해라. 오빠가 술사줄게.(소녀만 연락하길)

무튼 장미여관의 '서울살이'는 후렴에 웃길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초반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고 톤을 좀 다운 시켰으면 훨씬 좋았을 걸 싶다. "점점 더 지친다 이놈에 서울살이" 까지 들었을 땐 진짜 엄청난 노래가 나올 줄 알았었다. 들을 때마다 아수운 지점. 

7. 임슬옹&에피톤 프로젝트 여름,밤
이별의 풍경으로 듣는 이를 소환해가는 에피톤의 장기는 여전하다. 여름, 밤에 대해선 이래저래 많이 포스팅 했으니 그만 하기로 하고, 다만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건 임슬옹이 이렇게 좋은 목소리를 가진 가수였구나 하는 거였다. 그 노래를 이래저래 들었었지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러고 보면 이런게 프로듀싱의 힘인 것 같다. 좋은 몸매를 가진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옷을 입힌 느낌이다. 이런 목소리를 가진 애한테 박진영은 그동안 뭘 시켰던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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