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뛰어든 당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냐고요?' 인터뷰 퍼옴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분 관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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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주식 권하는 사회다. 최근에는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그야말로 '주식 붐'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이 때가 기회라고 생각하는 개인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지금까지 대체로 기관과 외인이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고, 개인의 매수세는 시장의 상승을 견인할 수 없다는 의식이 팽배했는데 올해 3월 들어 개인들의 자금 40조가 유입되면서 외인과 기관의 계속되는 매도세에도 시장의 하락을 막아내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이 주식시장에 뛰어들 적기일까? 마냥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좋은 것일까? 어떤 준비와 어떤 포지션으로 주식 매매에 임해야 할까? 관련하여 최근 <스스로 수익 내는 주식투자의 모든 것>을 출간한 채종원 저자를 만났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장의 전망과 현명한 주식투자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본명은 채종원이지만 온라인에서는 '주방장'이라는 닉네임이 좀 더 익숙하다. 현재 네이버 밴드와 카페에 '주식 스스로 매매 모임(이하 주스모)'이라는 주식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데 거기서 불리는 이름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요리사인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웃음) 요리는 전혀 못 하고, '주스모 방장'의 줄임말이다. 좀 정감가는 단어이기도 해서 계속 쓰고 있다.

'주스모'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이곳에서 '주식으로 스스로 수익 내는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2005년에 주식을 시작하면서 7년간 계속 손실이었는데, 그때 나름 깨달은 바가 있었다. 주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재테크로 활용하려면 결국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누구한테 어떤 종목이 얼마까지 간다는 정보를 받아서 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자신이 실력이 없으면 그걸 검증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주스모에서는 어떤 종목을 얼마에 사라, 얼마에 팔아라, 이런 걸 얘기하지 않는다. 대신 종목 선정에서 매수, 매도, 손절 등등 주식 매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 최근 도서 <스스로 수익 내는 주식투자의 모든 것>을 출간했다. 시중에 수많은 주식 책이 이미 나와 있는데 이 책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시장에 주식으로 어마어마하게 돈을 번 사람들의 책이 많이 있다. 그런 책이 잘 팔리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책을 보고 따라 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만큼 수익 낸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 것을 떠나서도 통계상 개인투자자 중에서 주식으로 수익 내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한 장치를 통해서 잃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가 이 책 보면 주식 부자 될 수 있냐고 물어보면, 일초도 고민 안 하고 안 된다고 대답할 거다.(웃음) 그리고 기본적으로 주식으로 한몫 잡겠다거나,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뛰어드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본다. 나는 가장 이상적인 주식투자는 천만 원 정도의 투자금이 있다면 월 50만 원씩 벌겠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달 그렇게 벌 수도 없을 거다. 시장이 늘 좋은 게 아니니까. 그러면 6개월 정도를 그 정도 수익 낸다고 가정하면 일 년에 300만 원이다. 수익률로 따지만 30%인데 이것도 사실 어마어마한 거다.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이런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에 내가 월급이 300만 원인데 주식으로 두 달에 한 번씩 50만 원씩 더 번다고 생각하면 삶이 정말로 윤택해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위험한 종목은 안하게 된다. 대신 상대적으로 적게 수익 내더라도 안전하고 확실한 걸 찾아 들어가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주식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는 거고."


-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손절에 관한 파트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식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손절, 손절, 그리고 손절' 이라고 할 만큼. 그런데 생각해보면 손절보다 종목을 잘 고르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물론 종목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책에서도 종목을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비중 있게 다루었고. 하지만 그게 손절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주식에서 종목을 고른다는 건 결국 올라갈 확률이 높은 걸 찾는다는 건데, 그것은 떨어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는 거다. 세상에 100% 상승한다고 장담할 수 있는 종목이 있을까? 종목의 상승과 하락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거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 대응의 영역이지. 주식 하다 보면 재무가 엉망인 종목이 상한가 가는 일도 많다. 아무리 좋은 종목도 떨어질 수 있고. 결국 그런 것에 대한 대비가 우선이라는 얘기다.

좋은 종목이랍시고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넣었는데 그게 폭락해서 반 토막 나면 그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데 분할매수 잘 배우고, 손절 잘 배우면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락할 때 최소한으로 막아낼 수 있어야 또 기회가 생기는 거다. 결국 주식에서 손절이라는 건 안전벨트 같은 거라고 본다. 언제든 사고는 날 수 있다. 주식은 자동차 운전보다 훨씬 더 사고 날 확률이 높다. 그때 손절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못 하는지는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나는 지금도 종목을 선정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게 손절라인 보고, 손절 가격 정하는 거다. 전체 주식 공부 중에서 손절이 50% 정도라고 본다, 사실 종목 걸러내는 검색식은 그렇게 큰 퍼센티지를 차지하지 않는다. 그건 진짜 그냥 스킬일 뿐이다. 그런데 보면 무슨 주식 업체들도 그렇고 별거 아닌 검색식을 너무 많이 팔아먹는다.

우리 출판사 홍보 페이지를 봐도 검색식이랑 매매 기법 같은 것 위주로 홍보하지, 손절은 언급도 안 하더라.(웃음) 그래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손절에 관한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핵심 내용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손절을 진짜 제대로, 확실히 공부하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 최근의 추세를 보면 현재 주식시장에서 외인과 기관은 연일 매도하는 데 반해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어마어마하게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주식투자 해도 괜찮은가?
"사실 지금 주식투자 해도 되나, 이런 질문 자체가 초보들이 하는 거다.(웃음) 언제나 주식투자는 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장이 어떤지를 파악할 줄 알고, 이런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큼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들어간 것인지를 판단하는 거다. 지금 고수들은 비중을 줄이는 있는 추세다. 평소에 1억을 가지고 주식 한다면 지금은 천만 원, 500만 원 가지고 한다. 위로 아래로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거다.

그러다 시장이 좋아지면 그때 비중을 크게 할 수도 있고, 더 나빠지면 아래에서 잡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런데 초보들은 시장이 안 좋을 때 크게 한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근거 없이 판단하는 것도 있고, 손실을 입었으니 비중을 크게 실으면 조금만 수익 내도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하락장에서 계속 잃다 보면 진짜 좋은 장이 왔을 때 손실에 대한 공포 때문에 크게 못 들어간다. 돈도 없거니와. 결론적으로 주식을 해야 할 때와 안 해야 할 때는 없다. 시장이 좋으면 크게 하고, 나쁘면 적게 하는 거다. 실력이 없는데 시장이 나쁘면 쉬는 게 맞고."

- 그럼 지금은 비중을 줄여야 할 때인가?
"그렇다고 본다. 이유가 몇 개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외인들의 매도세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이 떠나고 있다는 건 어쨌든 불안하다는 증거다. 물론 그 자리를 개인 자금이 메우면서 어느 정도 완충장치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게 응집된 돈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하락으로 치닫게 되면 와해되어 버릴 위험도 크다.

두 번째로 실물경제 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3월에 법원에 파산 신청한 법인이 50% 이상 늘었고, 개인 파산도 급격히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은 세계 각국에서 찍어내고 있는 돈의 힘과 경기 부양책, 개인 투자자의 힘으로 증시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은 과거에 경험했던 지표들로 풀어내기는 힘들다. 이제껏 없던 일이었으니까. 그러면 지금 시장 상황을 이해하기보다는 순응하되, 언제든 한번 크게 올 수 있는 실물 경제로 인해 닥쳐올 수도 있는 하락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본다."

- 1천만 원이 있다면 얼마 정도 들어가면 될까?
"사실 성향과 상황에 따라서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정보 없이 천만 원 있는데 내일 당장 얼마 들어가야 하냐고 묻는다면 200만 원 정도라고 답하겠다. 종목 수도 줄이고. 소위 다이소 포트폴리오라고 하는데, 이런 저런 종목에 아주 많이 들어가 있는 걸 말한다. 이런 방식도 지금 시장에선 추천하지 않는다. 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작게 투자하는 만큼 여차하면 빨리 도망갈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경기 방어주 종목 위주로 들어가는 게 좋고, 경기가 안 좋아도 살아남을 수 있는 통신, 비료주 같은 것들을 말한다. 정말 이도 저도 모르겠다면 차라리 삼성전자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고. 어차피 삼성전자가 1등 주니까."

- 그럼 지금 200만 원으로 시작했다가 시장이 더 안 좋아져서 하락하면 아래에서 비중을 실어서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나?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주식이란 결국 개인의 성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공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아래에서 더 들어가겠지만 나는 그렇게 안 한다. 나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하니까. 코로나가 종식되고, 실물 경제가 상승하고, 외인이 들어오면서 안정권이라고 생각하면 그때 들어가는 타입이다. 흔히들 하는 말이 무릎에서 사라고 하는데, 성향에 따라 떨어질 때 무릎에서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올라오는 무릎에서 사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인 셈이고. 그러면 지금은 분명 바닥 찍고 무릎 정도까지 왔다고 할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너무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거지. 이런 상황이라면 다시 무릎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다렸다가 좀 더 올라왔을 때 차라리 허벅지에서 잡는 걸 선택하는 편이다. 더 아래에서 잡지 못해서 수익을 크게 못 낼지언정 확실할 때 들어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주식이다."

- 주식으로 수익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좋은 시장 상황일 때 좋은 종목을 좋은 자리에서 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강조했다. 시장 상황에 관해선 어느 정도 이야기한 것 같고 좋은 종목, 좋은 자리란 무엇인가?

"우선 좋은 종목을 고르려면 재무제표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점점 외부감사를 타이트하게 받는 편이고, 상장폐지 되는 종목도 많아지고 있는데 그게 결국 선진 시장으로 가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좋은 종목의 첫 번째 요건은 실적이 좋은 종목이다. 또 한편으로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결국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도 잘 받고, 돈도 잘 벌고 있는 종목이 좋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이슈에 중기, 장기로 봤을 때는 5G나 미래 먹거리, 자율주행, 전기차처럼 시장 트렌드에 편승해서 갈 수 있는 분야에서 찾는 걸 추천하고 싶다. 사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좋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야에 전부 연관되어 있으니까.

좋은 자리라고 하는 것은 관점에 따라서 다 다르다. 누구는 가는 종목이 더 간다고 하고, 소위 저평가 우량주가 좋다는 사람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건,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하락해서 밑에서 꿈틀거리는 것들이다. 가는 종목은 하락의 위험이 크고, 저평가 우량주는 언제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런 반면 좋은 종목이 시장 상황 때문에 내려가면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 올라가는 것도 금방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조금만 공부하면 초보들이 잡고 들어가기도 좋다.

같은 맥락으로 상한가 따라잡기, 신고가 매매 같은 건 잘 하지도 않고, 추천도 안 한다. 오늘 상한가 나온 종목에 들어가서 요리해봐라? 나도 자신 없다. 등락 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래서 주식 초보라면 좋은 종목이라는 전제조건에서 아래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들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식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주식 처음 시작할 때 주식 고수들을 정말 많이 찾아다녔다. 그러면서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공부라고 한다. 그래서 또 물어봤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냐고. 누구는 경제 공부를 해라, 누구는 차트 공부를 해라, 누구는 거래량, 또 누구는 재무제표... 다 다르다. 해보니까 주식으로 잃지 않고 수익 내려면 빠짐없이 다 공부해야 되더라. 주식은 재무제표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차트로만 하는 것도 아니고, 캔들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정말 다양한 분야, 다양한 관점에서 많이 공부하셔야 한다.

그리고 제발 부탁드리는데, 시장의 무서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소액으로 연습 많이 해야 한다. 덧붙여 주식을 조금 오래 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매매계획서 꼭 쓰셨으면 좋겠다. 상승, 횡보, 하락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분명히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매매계획서가 있어야 나중에 내가 매매를 어떻게 했는지 돌아볼 여지도 있는 것이고, 그걸 통해서 점점 더 발전할 수 있다. 주식 공부에 나의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나름대로는 참고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두고 썼다고 생각한다. 부디 수익 많이 내시기를, 그리고 살아남으시기를!"

마음당_ 잊지 못하는 순간을 말해본다. 이런 저런

요즘 트위터에서 유행인데 여기 써봄.

1. 나의 첫 기억은 외할매다. 어린 시절의 나는 외할매 손에 자랐다. 여름이였고, 나는 외할매의 젖을 만지고 있었다. 외할매는 늙어갔고, 나는 그 늙음을 먹고 자랐다. 내가 말을 안들으면 외할매는 맨날 너 이러면 천장만장 간다고 나를 협박(?) 했고, 나는 울었다. 지금 외할매는 천장만장에 갔다. 내가 말을 안들어서 그런건 아니었겠지만. 그곳이 좋은 곳이였으면 좋겠다.

2. 어린시절의 나는 좀 이상한 아이였는데, 눈을 감고 무언가를 멋지게 해내는 걸 특히 좋아했다. 눈을 감고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을 내려오다가 벽에 처박아서 깁스한 적도 있고, 눈감고 걷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서 입원한 적도 있다. 지금은 라섹했다.

3.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지각 안하려고 학교를 향해 뛰어가다가 갑자기 내가 씨발 왜 이러고 사나 싶어 교복마이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 길로 가출했다. 3일쯤 지난후 거지꼴로 집으로 복귀

4. 아버지가 물었다. 너 대체 어쩌려고 이러니. 내가 말했다. 제 꿈이 뭔줄 아십니까? 알람에 깨지 않는 삶입니다.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울었다.

5. 학교를 자퇴하던 날, 계단에 앉아서 cd 플레이어를 꼽고 밥딜런을 들었다. 해가 좋았다. 그날의 하늘을 아직 기억한다.

6. 보고싶어. 한 마디에 너를 만나러 달려갔다. 밤이였고, 입에서 김이 막 나오는 날씨 였는데 하나도 춥지 않았다. 그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가만히 안고 있기만 해도 좋았다. 그렇게 안고, 얼굴보고, 입맞추면 행복감으로 온 마음이 터질 것 같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글의 맥락상 머릿속으론 온갖 야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는 건 굳이 얘기 안하는 게 좋겠지.

7. 탄산수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그녀는 우리집에 올 때 탄산수를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었다. 어떤 날에는 열개가 있었고, 어떤 날에는 스무개가 있었다. 탄산수를 턱 내려놓으면 엄청 무거웠어~~ 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엄청 귀엽게 말했다. 사랑이란 어떤 여름날 누군가를 위한 봉지를 가득채운 탄산수 같은 거라고, 나는 생각했었어. 

8. 처음 우리가 같이 살기로 했던 날에, 당신은 나에게 밥을 차려 줬었다. 나는 백수였고, 이제 막 서울에 올라와 아는 사람도, 가진것도 없었다. 도시락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우던 그때, 국과, 스팸과, 몇가지 반찬과 계란에 흑미밥을 보고선, 그게 너무 따뜻해서 한 술 뜨지도 못하고 펑펑 울기만 했었다.

9. 사랑했던 누군가와 헤어지고, 후배를 만났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물었지. 그래도 연애란 게 헤어질 땐 아프고 원망도 들고 그렇지만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좋게 기억되는 거 아니니? 그러니까 후배가 말했었다. 좋았던 기억만 좋구요, 좆같은 기억은 영원히 좆같아요, 거 참, 명언일세.



또 써야지~~~

텃밭 일지 일상을 기록하다

요즘 집에 오면 넷플릭스의 드라마를 대략 5시간씩 보거나 서울을 그리워하거나 음식을 만들어서 술과 먹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책은 안본다. 만드느라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흐미 ㅡㅡ;;

거의 유일한 취미 생활이라면 텃밭을 가꾸는 일인데, 이사올 때 심은 바질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금치랑 루꼴라는 시들었고, 방토랑 바질은 잘 자란다. 세상이치 다 그렇구나 싶기도 한데 따지고 보면 내가 초보라서 그런거지 뭐...;;

하여튼 뭔가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벌레 먹은거 보면 속상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귀찮기도 하다.


어쨌든 그냥 두면 바질정글이 될 것 같아서 좀 따서 페스토를 만들었다.

친구들이랑 술 먹던만큼 집에서 혼자 먹으니까 딱히 건강이나 돈에서 좋을 건 없다.

걍 일 - 퇴근 - 함께 먹고 즐기고 - 귀가 -일의 사이클에서 (함께)만 빠졌을 뿐인데 몹시 무료하고 그렇다.


어쨌든 바질을 갈다가, 남으로 창을 내겠소가 생각났다.

페스토가 숙성하면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쓰고보니 결론없네. 아하하하하하하하



신부님과의 대화 책과, 대화하다


탄자니아에 간 신부님이 오랜만에 연락을 줬다. 내용은 이러하다.

시간이 많아서 요즘 책을 많이 읽는다. 최근 너의 인스타를 보고 두근 두근 내 인생을 읽었는데 아직 리디북스에 바깥은 여름은 안나온 모양이다. 괜찮은 책이 있으면 추천햐줘라.

나는 긴 답장을 보냈다. 꼭 신부님께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누군가 묻는다면 답은 같다.

  
우선, 재미를 위주로 말하면 저는 가장 처음으로 김언수를 꼽습니다.
설계자들, 캐비닛은 필독서라 봅니다.
단편인 잽과 최근작 뜨거운 피도 좋아요.
다만 뜨거운 피는 조폭이야기라서 취향에 안맞을 수도 있겠지만 완성도나 재미 면에선 본다면 읽어서 후회할 리 없습니다,
당연히 정유정은 보셨으리라 믿지만 혹시 7년의 밤이나 종의 기원을 안보셨음 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만합니다.
28년은 상대적으로 별로고.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지만(마지막에 xx 성당에 계셨으니 관심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황현진의 "죽을 만큼 아프지 않아" 와 안보윤의 "사소한문제들", 가장 최근에 본 손원평의 "아몬드" 추천입니다.
(아몬드의 손원평은 손학규 딸이라는데 정말 금수저에 능력까지 ㅠㅜ)

특별히 신부님께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호시노 미치오의 책들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알래스카를 좋아했던 그는 알래스카 촌장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알래스카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입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 저를 초대해주셨으면 합니다" 6개월 후에 그는 답장을 받습니다, " 여름은 카리부 사금 사냥의 계절이지요. 그래서 사람이 많이 필요하답니다. 오신다면 언제든 환영하겠습니다." 그 이후로 알래스카로 간 호시노 마치오는 일생을 그곳에 살면서 동물들과 풍경을 찍고 씁니다.

카리부를 찍기 위해서 삼일 밤낯을 기다리는 과정을 덤덤히 서술하는 그의 글을 보면서 저는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서 이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야?" 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은 더 행복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많은 사람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느낌입니디.조금 결이 다를순 있겠지만, 신부님을 보면서 호시노 미치오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알래스카 바람같은이야기나 노던 라이츠 같은 책은 일생을 두고 읽을 만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것만으로도 10권 가까이 되겠네요. ㅎ 요즘 이런저런 불안함과 이런저런 선택과, 이런저런 고단함을 보내는 와중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부님 생각을(예전보다 훨씬) 더 하게 됩니다. 아프지 마시길.



어떤 신부님 일상을 기록하다


나는 성당에 다닌다. 그리고 되게 좋아하는 신부님이 있었다. 스님의 주례사가 한창 유행하던 때여서 출판계 키드였던 나는 법정스님의 그 명저를 잡을 책으로 신부님의 연애코칭을 기획했고, 존나 목적적으로 신부님께 접근했다. 그리고 메일을 보냈다, 제가 혼자 서울에 와서 되게 외옵게 살고 있는 독거 청년인데 혹시 면담 한 번 할 수 있나요? 신부님은 흔쾌히 한 번 보자고 했었고, 그 자리에서 나는 당신의 강론을 책으로 내면 어떻겠냐 물었다. 

신부님은  출판을 미끼로 나를 성당에 온갖 단체에 들게 했고, 나는 이게 뭔가 하면서도 홀린 듯이 성당 캠프에 갔고, 단체에 가입했다. 그리고 신부님은 말했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한 것 같아. 그는  몹시 불량 저자였고, 고수였다. 처음엔 속힌 기분이였지만, 그 덕분에 신부님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고, 좋은 동네 친구를 잔뜩 얻게 되었다. 돌아보면 그 모든 시작에 그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사를 하게 되면 멀리까지 와서도 늘 축복을 해줬다. "이런다고 해서 늘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아라. 좋은 것은 좋은대로 즐기고, 힘든 일은 힘든대로 견뎌라" 허브솔트로 성수를 만들면서 그는 말했다. 그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뭐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렇게 좋은 일은 좋은 대로 즐기고, 힘든일은 힘든대로 견디면서 살고 있다. 훨씬 더 안락하게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신부님은 탄자니아 선교를 결심했고, 결국 오늘 떠났다.

나는 여전히 그 선택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선택을 한 그를 존경한다. 가기 직전에 만났을 때도 나는 고작, "요새 사는 거 되게 힘든데, 내일 모레 탄자니아 간다는 신부님 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네요" 따위의 농담을 했다. 나는 신부님과 그런 농담을 할 수 있는 사이라서 좋다. 신부님은 가끔 웃을 때 되게 장난꾸러기 같은데 요 며칠 그 웃음을 자주 생각했다. 건강하고 무사하게 돌아오시길, 아프지 마시고, 힘들지 마시길. 걷는 걸음 걸음이 꽃길일 수야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 나날들에 신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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